'농부에게 길을 묻다'를 다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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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에게 길을 묻다'를 다 읽고

정은경5875 2 251

농부에게 길을 묻다

 

봄 편을 읽으면서 '자가 육묘'라는 말을 처음 들었습니다. 주변에 친척 중에 농사짓는 분이 계시지만 자세한 건 몰랐거든요. 그 장을 읽고 나서 자연드림 상품에서 얼마 전부터 보이던 "떡잎부터 진짜!"라는 문구가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맛있게 먹었던 설향 딸기가 천적 농법으로 길러진 것이라니 더욱 믿음직스러웠고요, 참외는 쉬운 호르몬 수정이 아니라 꿀벌 수정을 하고 보리를 심어 벌레를 잡았다 하니 그 방법에 탄복하고 그 정성에 감탄했어요. 그래서 시장에서 샀던 참외는 속이 비었었구나 하고 배우기도 하고요. 상추도 결품이 많았던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농촌을 떠난다고 알고 있는데 상추 생산자님은 두 아드님이 함께 하신다고 해서 인상 깊었습니다. 또한 수매선수금은 처음 자연드림에 가입할 때 교육받으면서 들어서 알고는 있었는데 저는 처음 시작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그 때 제가 살던 지역에는 공급이 안 돼서 더 그랬던 것 같아요. 김해로 이사 와서 둘째를 낳고는 매장에 가기가 힘들어 본격적으로 공급을 받으면서 수매선수금 신청해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받는 이세츠도 감사히 잘 쓰고 있고요. 어려울 때 힘이 되는 수매선수금 제도 누가 생각해냈는지 정말 칭찬합니다. , 그리고 농사짓는 분들은 학원비를 몇 달에서 1년치를 선납한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서 좀 놀랐습니다.

 

여름편을 읽으며 또 새로운 단어를 처음 들어봅니다. 바로 초생재배였습니다. 보통의 상식으로 풀은 베어버려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던 저에게 초생재배는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역시 처음 듣는 리그닌이라는 물질이 쌓여 유기물 함량을 높인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나무에게 주어야 할 양분을 직접 주기 보다, 풀에 준 다음 풀이 자라면 베어내어 나무에게 돌려주는 방식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특히 가뭄에는 풀 때문에 과수가 마를 것 같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라니 자연의 위대함에 새삼 감탄했습니다. 우리밀 편을 읽으면서는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우리밀 자급률이 낮은 것은 알았지만 1.8프로인지는 몰랐기 때문입니다.우리의 주식이라해도 과언이 아닌 우리밀이 80년대에 정부가 수매를 포기함으로써 자급률 0프로로 하락했다는 건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되면 개마고원 밀을 꼭 먹어봐야겠다 다짐도 하였습니다. 유기농법 기술을 공유하는 파머스쿱 아주 인상적이었고, 읽으면서 가슴이 따뜻해졌습니다. 자연드림에서 공급하는 복숭아, 포도, 파프리카 모두 이젠 달리 보입니다.

    

가을하다농작물 따위를 거두어들이다라는 순우리말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지속가능한 순환 농법으로 쌀과 한우를 키우는 홍성의 파머스쿱 생산자들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연드림 한우가 맛이 있었구나를 알게 되어 기뻤습니다. 배편은 저에게 특히 가깝게 다가왔습니다. 저의 시가에서도 배과수원을 운영하고 있어서 더 눈 크게 뜨고 한줄 한줄 열심히 읽어보았습니다. 시가에서 하는 일이지만 배 농사 방법이나 배나무에 생기는 병의 이름인 적성병, 흑성병 등 자세한 사항은 몰랐는데 이 책을 통해서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선림 농원 김근호 생산자님께서 천연액비와 유황보르도액으로 유기농 배를 키워내는 것을 보고 감탄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희 시가에서는 농약 안 치고는 배농사 지을 수 없다고 하시기 때문에 저에게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김근호 생산자님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힘들게 개발한 비법을 바로 특허를 내지 않고 주변에 나눔했는데 농약회사로부터 고발당하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유기농에 대한 신념을 지켜오신 것이 정말 대단해 보였습니다. 저희집 아이들이 사시사철 먹는 사과주스를 만드는 사과, 그리고 계란 파동이 와도 끄덕 없었던, 우리집 장바구니 스테디셀러인 자연드림 유정란도 나와서 무척 반갑게 읽었습니다.

 

겨울편에서는 사과 1개면 충분했던 미네랄과 비타민이 근래엔 10개를 섭취해도 부족하다는 것이 땅의 순환고리가 끊어진 게 원인이라는 것에 놀랐습니다. 그것의 해결책이 영양제 같은 것이 아니고 풀로 된 목질류 자기발효퇴비라는 것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가을편의 쌀과 한우를 함께 키우며 볏짚을 소에게 주고 소는 그 축분을 다시 벼를 키우는데 준다는 순환농법과 다 일맥상통한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즘에 겨울에도 볼 수 있는 토마토 때문에 토마토는 여름 채소가 아니었나 머리를 갸우뚱했었는데 그것이 다 연작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연드림 파머스쿱 생산자들은 땅힘을 기르기 위해서 연작보다 다른 작물을 키우는 윤작을 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지난 겨울 먹었던 자연드림 귤의 껍질이 유난히 거칠어서 신랑이 어디꺼냐고 묻곤 했는데 이제 당당히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파머스쿱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몇 년 동안이나 소득이 없다시피 하면서 고생하고 연구해서 알아낸 비법을 공유해서 다른 유기농 생산자들과 상생을 이루어낸 것도 또 유기농이 비싸면 안 된다, 누구나 쉽게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노력하신 것들이 아주 감동적이었습니다. 저 역시 결혼 전에는 유기농은 비싸다는 인식이 있었는데 자연드림 알고 나서 꼭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처음에 책을 받아 보고는 생각보다 사이즈가 커서 과연 다 읽을 수 있을까, 괜히 신청했나 하는 생각이 언뜻 들었습니다. 그러나 단체 채팅방을 통해서 서로의 읽은 소감을 나누며, 각 계절이 끝날 때마다 퀴즈를 풀며, 함께 읽어나갔기에 쉽게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완독의 기쁨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자연드림 농산물을 달리 보는 눈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어서 무척 기쁩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로 독후감을 마칩니다.


2 댓 글   
김은경6044 2020.07.29 10:28  
함께 읽으면 같이 보조를 맞춰 나갈 수 있어서 완독하기가 쉬운듯해요~
계절마다 올려주신 소감문에서 은경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정유리이사장 2020.08.01 11:20  
나태주 시인의 풀꽃 시로 마감해주시는 센스만점, 조합원님~ 정성가득한 후기 잘 읽었습니다. 알면 알수록 신비로운 것이 자연, 농업, 그리고 파머스쿱생산자들의 마음이란 생각이 듭니다. 정성을 다한 그분들의 마음이 조합원 여러분의 마음에 와 닿는것 같습니다. 함깨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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